미술 이야기

루벤스가 그린 마리 드 메디치의 일생

haghiasophia 2019. 3. 3. 21:46

마리 드 메디치는 프랑스 부르봉 Les Bourbons 왕가의 앙리 4세와 1610년 결혼한다.

1601년 아들 루이 13세를 낳고, 1610년 남편인 앙리 4세가 암살당하자, 어린 루이 13세의 섭정이 된다.

1617년 루이 13세는 친정을 하며 마리 드 메디치를 추방하게 된다.

1621년 궁으로 돌아온 마리 드 메디치는 루벤스에게 자신과 남편의 일생을 담은 시리즈를 맡긴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마리 드 메디치의 일생이다.

그리고 마리 드 메디치는 1631년 프랑스에서 추방된다.


실각한 여왕의 일대기를 맡은 루벤스. 그는 그녀의 삶을 신화속의 인물처럼 묘사한다.

6개 국어에 능통했다는 화가 외교관 루벤스.

그의 계약은 루벤스가 모든 인물을 칠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다.

배경과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보조가 칠했을 수도 있을 거 같다.


21개의 작품은 높이가 거의 4미터에 달하는 큰 그림들이다.


그리고 마리 드 메디치의 일생을 소개하는 장면에 루벤스는 그리스 로마의 신들을 불러들인다.

신들이 마리 드 메디치와 함께하고 있다는 메시지.

어떻게 말하면 덕담일 수도 있고, 같이 신화화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마리 드 메디치는 어려서 지혜의 신 아테나와 예술의 신 아폴로, 전령의 신 헤르메스로부터 교육을 받았고

아글라에아, 에우프로시네, 탈리아의 삼미신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받고 태어났다는 내용으로 그려진 게 아래 그림이다.


마리 드 메디치의 초상화가 결혼 전 앙리 4세에게 전달이 된다. 결혼 전 초상화를 건네는 당시의 풍습이란다.

초상화를 천사들이 들고 앙리 4세에게 보여준다.

하늘에서는 제우스와 헤라가 손을 잡고 화목한 모습을 연출한다.

제우스를 상징하는 독수리와 헤라를 상징하는 공작새가 옆에 있다.

마리 드 메디치가 마르세이유 항구를 통해 프랑스에 입국한다.

그녀는 숙모와 언니와 함께 입국했다.

배에는 메디치가의 문양이 새겨져 있고, 소문의 신 Fama가 나팔 두개를 불어 메디치의 도착 소식을 전한다.

배의 아래에 삼지창을 든 포세이돈이 있고, 바다의 요정들 Nereides과 트리톤과 sea god의 가호 아래 배가 무사히 항해해서 도착했음을 보여준다.

하나만 더. 대관식이다.

번영과 행운, 풍요의 신 아분단티아와 승리의 여신 빅토리아가 제우스의 황금 동전을 뿌려 축원하고 있다.

서양 정신의 기본이 되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헬레니즘의 세계가 루벤스를 통해 상징 또는 기호로 우리 앞으로 다가온다.

그리스 신화와 관련된 작품을 누구보다 많이 남겼던 화가 루벤스.

여러 장면에 신화속의 신들을 끌어들여 의미를 높여준다.


며칠 전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 사진에 협상의 신 헤르메스를 붙여봤다. 아쉬운 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