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한 분이 전기차에 대해 아주 간단히 요약을 해줬다.
우리 나라에 운행중인 차량이 2,100만대이고
연평균 14,000km를 주행한다고 하니, 연간 총 주행거리는 2,100만대 x 14,000km = 294,000,000,000km.
2940억km로 볼 수 있다.
모두 전기차로 바뀐다고 하면, 1kWh당 승용차는 5km를 간다고 하니까 연간 58,800,000,000kWh의 전기가 전기차에 필요한 셈이다.
간단하게 58.8TWh다.
2017년 우리나라 발전량 576.7TWh을 기준으로 하면 10.1%에 해당하는 양이다.
2017년 발전설비 용량은 117GW였다.
그런데 576.7TWh만 생산했으니, 365일로 나누고 24시간으로 다시 나누면 평균 65.8GW로 설비를 가동했다는 뜻이 된다.
설비용량 대비 가동율 56%이니 설비는 아주 넉넉한 상황이다.
전기차로 바뀌어도 전력 공급의 문제는 없다는 것인데
전력 수요를 다시 살펴 보면
2,100만대가 동시에 모두 충전할 가능성은 없으니 100분의 1인 21만대가 동시에 충전을 한다고 하면
150kW 충전기로 고속충전을 모두 할 경우 210,000대 x 150kW = 31.5GW
50kW 충전기로 고속충전을 할 경우 210,000대 x 50kW = 10.5GW의 전기를 순간적으로 일시에 필요로 한다.
117GW 대비 약 30%가 될 수도 있고 10%가 될 수도 있어 부담이 있어 보인다.
이 시점에서 문득 블랙아웃이 생각이 났다.
2015년 터키에 있었을 때, 터키 대부분의 지역이 하루 종일 블랙아웃이 된 적이 있었다.
당연히 공장 가동도 중단되었고, 컴퓨터도 배터리가 소진되면서 더 이상 쓸 수가 없었다.
다만 서버룸은 비상 발전을 했기에 별 문제가 없긴 했었다.
그런데, 왜 수도물이 안나오는지, 블랙아웃이 뭔지는 잘 모르고 넘어갔었다. 불편함만 느끼면서.
가정에서 어떤 원인 때문에 전기 공급이 부족해지면 주파수가 떨어지게 되는데
한국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전자제품은 최저 작동전압이나 최저 작동주파수가 정해져 있어서
보통 규격 전압이나 주파수 대비 10~20% 이상 차이가 나면 동작을 멈추게 된다고 한다.
(물론 그 전에 차단기가 내려간다)
블랙아웃은 전력망 차원에서 전압과 주파수가 심하게 변하면서(떨어지면서) 전력계통이 동작을 멈추는 현상이라고 한다.
전력망 전체적으로 볼 때, 일부 지역이라도 전기 사용량이 공급량보다 많아지면 전력망 전체의 전압과 주파수가 떨어지게 되고
그 결과로 전력망을 관리하는 시스템마저 정지해버리면서 전력망 전체가 사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력망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전력망에서 블랙아웃이 발생할 경우, 그대로 방치하면 연결된 전력망에도 전기가 부족하게 되고, 그 결과로 정전 범위가 확산되어 멀쩡했던 지역까지 마비되게 된다는 것이다.
(전기가 부족해지는 이유로는 전력 수요량 예측을 잘못했거나, 발전소 1~2곳이 갑작스레 멈추거나, 고압송전선이 차단되거나 등등)
블랙아웃이 발생했다는 것은 단지 전기가 끊긴다는 것만이 아니라,
전기를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시스템도 정전이 된 것이기 때문에
발전소 자체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우선 발전소에서 밖으로 나가는 전력망을 차단하고,
자가발전기를 이용하여 발전기 내부 시설 중 전력 생산에 필요한 시설부터 전력을 공급한 후
발전기를 가동시키게 된다고 한다.
그 다음에야 주변의 중소형 발전소, 변전소, 전력거래소 등 전기를 만들고 나눠주는 시설로 전기를 공급하게 된다고 하고.
정전을 흔하게 접했던 나라는 터키와 파키스탄이었는데
블랙아웃이 인프라가 취약한 나라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서
크게 뉴스가 되었던 전세계 대정전 사례를 모아봤다.
2018년 9월 6일 일본 홋카이도 남부 강도 6.7 지진이 강타하면서 화력발전소가 잇따라 가동 중단되어 295만 가구 블랙아웃
2017년 8월 15일 대만 LNG 발전소 6기 가동 중단으로 668만가구 정전
2015년 3월 31일 터키 전역에 걸쳐 대규모 정전사태 8시간 발생
(터키 동서간 주송전선 보수에 따른 잔여 라인 과부화)
2012년 7월 30~31일 인도 정전으로 북인도 지역 6억명이 정전 피해
2011년 9월 15일 대한민국 대규모 정전
전력거래소에서 전력피크를 6400만kW로 예상했으나 6726만kW의 전력수요가 발생하여 지역별 순환단전 실시 (5시간)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도쿄전력내 원자력 발전소 2기, 화력발전소 11기 가동 정지)
2003년 8월 14일 미국 동부 7개주, 캐나다 1개주
발생 3일만에 완전 복구, 60억달러 손실, 5000만명의 시민들 불편
2009년 11월 브라질 집중 호우와 돌풍으로 3시간 42분만에 복구
2008년 5월 영국 전역 두시간 정전
2008년 2월 미국 플로리다
2006년 유럽 전역 주택 10%가 38분간 정전
2006년 8월 일본 도쿄 23개구에 3시간 정전
2005년 러시아 모스크바
2005년 호주 동남부,
2004년 그리스 아테네
2003년 이탈리아 전역
2003년 스웨덴 남부 및 덴마크 동부지역
블랙아웃이 발생하면
즉시 가정의 전기가 나가고 도로의 신호등이 모두 꺼진다고 한다.
2~4시간 이상 지속되면 곧바로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과 취수장도 작동을 멈추게 되어 각 가정의 수돗물 공급이 끊어지게 된다. 비상발전기를 갖고 있는 아파트도 2~4시간 안에 수돗물 공급이 끊기게 된다. (그래서 단수가 되는 거였다.)
3시간 이상 경과시 가스도 공급 시설이 정지되면서 3시간 내에 가동이 정지된다고 한다.
이후 시간이 더 지나면 비상용 발전까지 중단되게 된다고 한다.
암튼 전기차는 더 확산되겠지만, 일정 임계점을 넘기게 되면 충전 인프라 관련해서 배전기의 상당수는 교체가 필요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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