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이야기

Raymond Wintz의 푸른 문

haghiasophia 2019. 7. 2. 22:17

파란 문이 열려 있다. 밖으로 바다가 보인다.

갈색 책상과 의자가 보이고, 화분에 제라늄꽃이 피어 있다.

마루 바닥이고, 창과 문에 커튼이 반쯤 내려져 있다.

창과 문을 통해 들어오는 볕에 파란 문의 창에 화분이 그림자 지어 보인다.

문 밖의 바다는 너른 바다가 보이기 전에 마을의 건물과 작은 배들이 보인다.

파란 문도 선명하고 책상과 의자, 그 뒤의 벽도 색이 진하다.

반면, 바다와 마을의 색은 연하다.

밖을, 세상을 동경하는 듯 응시한다.

문을 닫아 두지 않고, 열어 놓고는 들어오는 빛을 받아들이기까지는 하는데

문밖으로 홀연히 나가려 하는 느낌까지는 들지 않는다. 


프랑스 화가 Raymond Wintz(1884~1956)의 대표작인 Blue Door라는 그림이다.

Un coin du port a Doelan이라는 제목도 있다고 하는데 Doelan항은 낭트에서 서쪽으로 대서양에 있는 항구다.

Wintz가 친구의 빌라를 방문해서 그린 그림이라고 설명이 나온다.


문이나 창문을 그린 다른 그림들도 있는데, 푸른 문 만큼 와닿지는 않았다.

하단 우측의 발코니나 그 옆의 창문은 문이 아니라 안과 밖이라는 구도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고

나머지 문 그림들은 구도가 푸른 문 그림만큼 절묘하게 나눠져 있지를 않아서다.

응시하는 바깥과, 견고함이 느껴지는 실내에서 선택이라는 주제가 그냥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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