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동로마, 터키 주변

리쿠르구스 (Lycurgus, 스파르타)

haghiasophia 2019. 1. 13. 15:08

스파르타의 정치가 Lycurgus의 동상이 벨기에 법원 Palace of Justice 앞에 세워져 있다.


미국 국회의사당의 House Chamber 갤러리 입구에도 Lycurgus의 대리석 부조가 새겨져 있다.


그럼 스파르타의 리쿠르구스는 누구이길래 벨기에 법원과 미국의 국회의사당에 세워져 있는 것일까?

리쿠르구스는 그리스 스파르타의 개혁가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유명한 그 스파르타.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그리스의 대표적인 폴리스로 알려져 있고.

또, 아테네를 보러 관광을 많이 가는데 스파르타 가는 사람은 많지 않고.


스파르타는 파리스의 사과와 트로이 전쟁에 등장한다.

올림푸스 산의 황금 사과를 갖고 세 여신이 다툴 때 트로이의 파리스 왕자가 심판을 보고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인을 갖게 된다. 그 여인이 스파르타의 왕비 헬리스였다.

그후 왕비를 빼앗긴 스파르타와 미케네 진영에서 트로이로 쳐들어간다.

트로이 전쟁이 발생한 시기는 역사가마다 시점이 달라 기원전 12,13,14세기에 걸쳐 있다.

에라스토테네스는 기원전 1184년으로, 헤로도토스는 기원전 1250년으로, 사모스의 두리스는 기원전 1334년으로 잡고 있다고 한다.

이 시기는 신화의 시기에 해당한다.

반면, 소아시아 건너편은 달랐다. 역사의 시기였다.

BC 1274년에 아나톨리아 중앙에 세력을 둔 최초의 철기문명 국가인 히타이트의 무와탈리 2세군과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2세군은 현재의 시리아 지역에 위치한 카데쉬에서 전투를 벌였고, BC 1258년에 양국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평화협정문을 체결한다.

비슷한 시기에 에게해 주변에서는 신화이 시기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역사의 시기가 펼쳐진 것이다.


이어 BC1206년경부터 BC1150년경 사이 50년의 시간 동안게해를 지배하던 미케네 문명, 시리아와 아나톨리아를 철권통치하던 히타이트 제국, 나름 문명을 이룩하고 발전해 나가던 키프로스 섬이 모두 멸망했고,

이집트 제국만이 유일하게 궤멸적 타격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


이 시기 그리스는 또, 도리아인이 남하하여 미케네 문명을 무너뜨린 후 지금의 스파르타에 정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시점에 리쿠르구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리루크구스는 아버지 에우노무스 왕의 둘째아들로, 형 폴리덱테스 왕이 죽자 조카가 태어나기를 기다려 왕위를 잇게 하고 해외 여행을 떠난다.

아테네와 크레타, 이오니아와 이집트까지 여행을 하며 스파르타 개혁을 위한 구상을 준비한다.

그는 Lawgiver, 즉 입법자로 불린다.

우선, 원로회를 설치한다. 60세 이상의 원로 28명으로 구성하여 두명의 왕과 동일한 권력을 행사하게 했다.

또, 토지개혁을 했다. 토지를 환수하여 균등하게 배분한 것이다.

화폐개혁을 통해 금은 등의 귀금속 화폐를 폐지하고 모든 돈을 쇠로 만들었다. 부를 과시할 목적으로 돈을 모으는 관행이 없어지게 되었다.

주택제한법을 만들었다. 모든 집의 대들보는 도끼로, 문은 톱으로만 만들도록 해서, 주택의 규모도 저절로 제한되게 했다고 한다.

식사 제도도 스파르타 시민들이 공동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도록 했다. 왕도 포함해서.

교육 정책에서 유약하거나 기형적으로 태어난 아이를 버리도록 하는 극단적인 것도 있었다.



그의 개혁법은 불문법이었다고 한다. 레트라rhetra라고 불렸던 스파르타의 불문법은 종이가 아니라 시민의 마음에 각인되어 스파르타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를 지키는 규범이 되었다고 한다.



이 지점이 리쿠르구스가 벨기에의 법원과 미 국회의사당에 있게 된 이유인 것 같다.

그런데, 리쿠르구스가 활동한 시기는 분분하다.

기원전 10세기부터 6세기에 걸쳐있다. 또한, 고대 올림픽(BC776) 창설에 관여했다는 설도 있다. 실존인물일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는 편이다.


스파르타. 실존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가 알고 있는 스파르타의 시스템은 리쿠르구스가 도입한 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의 스파르다는 펠레폰네소스 주 라코니아 현의 현청 소재지로 인구 3만5천명의 소도시에 머물러 있다.

그도 그런 것이, 주택도 제한하고, 화폐개혁도 해서 스파르타는 화려함과는 관련이 없다보니 남아 있는 유적 또한 없게 된 것.

오히려, 동로마 제국 당시의 미스트라 성채나 콘스탄티누스 11세의 모넴바시아 유적이 볼 거리 정도다.

재작년에 스파르타를 가봤을 때, 그저 약한 아이들을 높은 데서 떨어트려 살아 올라오는 아이들만 거뒀다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그 위치가 어딜까 찾아다녔었다.


스파르타는 1계급인 시민권자 스파르타이아이 Spartiates, 2계급인 페리오이코이 Perioeci, 3계급인 노예 헤일로타이 Helots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스파르타이아이가 그 유명한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는 사람들로 5~10% 밖에 되지 않았다.

이 스파르타이아이 중에서 남자만 시민의 권리를 행사했었다.

페리오이코이는 상공업에 종사하며 예비군으로서 군역도 졌다고 한다.

헤일로타이는 노예로 농업에 종사했다고 한다.


2명의 왕 Basileis, 28명의 원로회 (Gherusia), 시민집회(Apella), 감독관청(Ephoroi)는 모두 스파르타이아이의 체계인 셈이다.

아고게. 사내아이들은 7살이 되면 집을 떠나 아고게라는 집단 합숙을 받게 된다. 7살부터 30살까지 군대복무를 했던 셈.

풀로 만든 침대에서 생활을 하며, 겨울에도 이불이 없었다고 한다.

하루 10시간을 군사훈련으로 보냈고, 7시간의 수면과 1시간의 식사시간이 주어졌다고 한다.

6시간씩 수학, 문학, 철학을 배웠다고 하며, 12살이 되면 붉은 색 망토를 지급 받아 군복 역할을 했다고 한다.

20세가 되면 산에 창을 들고 가서 야생동물을 잡아와야만 했다고 한다.

여성도 군사훈련과 체력훈련을 시켰다고 한다. (아테네는 집에만 있어야 했다고 함)


30세가 되면 가정을 이룰 권리가 주어지는데 저녁식사는 꼭 부대에서 해야만 했었다고 하고 50세까지 전투에 참가해야 했다고 한다.

공동식사와 관련해서는, 사회 경제적 지위를 가리지 않고 15명이 한 조가 되어 식사를 했는데, 기록에 보리 73kg, 포도주 35리터, 치즈 3kg, 무화과 1.5kg을 각자 납부해야 했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평소 이런 검소한 식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스파르타는 BC480년의 테르모필레 (영화 300) 전투와

BC479년의 플라타이아이 전투로 유명하다.

페르시아를 물리친 후 스파르타 진영의 펠레폰네소스 동맹과 아테네 진영의 델로스 동맹은 또한 BC431년부터 BC404년 사이에 전투를 벌였고 스파르타 진영의 펠레폰네소스 동맹이 승리를 거뒀다.

이후 BC395년부터 BC387년 사이의 코린토스 전쟁에서 테베 진영에 패하면서 스파르타는 몰락하게 된다.

이 무렵 스파르타이아이는 전성기 시절 9000명에서 1000명까지 급감한다.

로마시대 기록에 스파르타는 특이한 생활 양식을 갖고 있는 관광지로 각광을 받았다고 한다.

소년들의 채찍질 버티기 대회 같은...


현대에서는 아테네를 민주정을 이룬 현대 정치 이론 및 체제의 모태로 보는 반면

스파르타는 전체주의와 군국주의로 인식되는데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 시기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은 스파르타 체제가 훌륭한 시민을 양성하는 데 최적이라고 보았다고 하며

베네치아 공화국의 귀족 과두정이 스파르타를 롤모델로 한 것이라 하고

영국의 입헌군주제 초기도 스파르타 체제를 영국 현실에 맞게 손봤던 것이라 한다.

이튼과 같은 영국 명문 사립학교의 커리큘럼도 스파르타 교육법을 모방하고 있고

계몽주의 사상가들도 스파르타의 공평한 토지 분배, 시민군, 공동체 생활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하며

프랑스 혁명 주도 세력 중에서도 스파르타를 이상적인 평등주의 사회로 여기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히틀러가 고대 스파르타를 이상주의 사회로 칭송하면서 스파르타가 파시짐의 원조처럼 칭해졌고

미-소 냉전 시절을 아테네-스파르타의 대립으로 형상화하면서 스파르타에 대한 현대인의 부정적 이미지가 고착화되었다고 한다.


아래 스파르타와 관련된 그림을 모아봤다.

정신으로 뭉친, 물질이 결여된 사회가 아니었던가 하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