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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웨이웨이 : 인간미래 (20211211 국립현대미술관)

미술 이야기

by haghiasophia 2021. 12. 1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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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웨이웨이의 작품을 만났다.

그에 대한 소개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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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는 회화, 사진에서부터 영화, 설치, 건축, 공공미술, 전시기획, 출판 등 전 방위적으로 활동하는 아이 웨이웨이(1957–)의 예술세계를 소개한다. 1957년 중국 베이징에서 시인 아이 칭과 가오 잉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문화혁명기에 아버지가 반우파 운동으로 인해 ‘하방’(下放, 중국 문화혁명기에 도시 청년과 지식인들을 농촌으로 보내 농민과 지내게한 정치 운동) 되면서 중국 서부 신장 지역에서 성장했다. 아버지가 완전히 복권된 후 1975년 베이징으로 돌아왔고 1978년 베이징영화학원 애니메이션과에 입학해 1979년 현대미술 그룹 '성성화회'에서 활동했다. 1981년 뉴욕으로 건너가 마르셀 뒤샹, 앤디 워홀, 재스퍼 존스 등의 작품을 접하면서 현대미술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확립해 나갔다. 1993년 베이징으로 귀국 이후, 베이징 동쪽 지역 차오창디 예술촌 형성에 참여했고, 헤르조그 & 드 뫼롱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인 ‘베이징 국가 체육장’ (종종 ‘새의 둥지’로도 불린다)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2008년 쓰촨 대지진 발생 시 온라인으로 자원 봉사자를 모집하고 '시민 조사단'을 구성하여 총 사상자 수와 희생자 이름을 기록했다. 작가는 중국을 어쩔 수 없이 떠나 2015년부터 유럽에 체재하면서, 주로 ‘난민’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그는 블로그,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소통하는 선구적 예술가라는 점에서 특별한 위상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사진 연작 <원근법 연구, 1995‒2011>(2014)를 비롯하여 <색을 입힌 화병들>(2015), <코카콜라 로고가 있는 신석기 시대 화병>(2015), <난민 모티프의 도자기 기둥>(2017) 등의 도자 작품, <유리를 이용한 원근법 연구>(2018), <검은 샹들리에>(2017–2021) 등의 무라노 유리 작품, <구명조끼 뱀>(2019), <빨래방>(2016), <나무>(2015) 등의 대형 설치작품, <살아 있는 자>(2020), <로힝야>(2021) 등 11편의 영상 등 총 126점을 소개한다.

 

전시 제목 '인간미래'는 그의 예술적 화두인 '인간'과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결합한 것이다.

아이 웨이웨이의 삶과 예술은 존엄한 인간으로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기쁨과 분노를 표현할 수 있는 삶을 누려야 하며 또 그런 삶을 지금부터 앞으로 올 미래 세대까지 모든 타인들이 함께 누리도록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권을 다룬 인류사의 중요 발언들을 모은 작품 <인용문>(2019)에서 소크라테스는 "나는 아테네인도 아니요, 그리스인도 아니다. 나는 세계의 시민이다."라고 말했다. 징더전의 도자마을부터 베니스 무라노 섬의 유리 공방 등에서 찬란했던 과거의 문화적 유산을 현재로 연결하고, 쓰촨 대지진 현장과 그리스 이도메니 섬에서 타자와 나/우리 사이를 연결하여 공감과 연대의 공동체를 확장시켜 왔다. 대화하며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분노하는 것, 그것이 아이 웨이웨이가 추구하는 삶의 의미이자 예술의 성취이다.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을 만나는 이번 전시가 그의 시간과 공간 속으로 함께 걷는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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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사유,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글도 있었다.

개인적 사유 표현의 자유
내가 예술계에서 더 크게 성공하거나 좀 덜 성공하길 원하느냐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예술과 인생이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화, 기쁨, 분노가 없는 인생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우리에게는 너무 많은 역사가 있다.
그렇게까지 중요하지도 않은데 말이다.
사람들이 재미있는 삶을 살고 자기 자신만의 시간을 즐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 것도 별로 없다. 내가 왜 사람들의 기억을 낭비해야 하는가?
차별을 뒤로 한 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차별이란 편협하고 무지하며, 접촉과 온기를 부인하고, 인간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좀먹기 때문이다. 오해라는 전쟁과 유혈사태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고, 진정성, 배려, 선의를 가지고 소통하는 것이다.

내 목소리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내가 문장을 만들 때마다, 얼마나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목소리를 내어 왔을까 생각한다. 그들은 고작 숫자로 기억될 뿐이다. 많은 경우, 그 숫자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내 삶을 존중해야 하고, 표현의 자유는 내 삶의 일부다. 결코 나 자신을 침묵시킬 수 없다.

 

전시된 그의 작품을 사진으로 보자.

«실수(失手, Dropping a Han Dynasty Urn)»1995년
한대(漢代)의 도옹(陶甕)을 떨구는 장면을 석 장의 흑백 사진으로 기록했다.

청나라(1636-1912)의 도자기도 가슴떨릴 일일진데, 한나라(BC202-AD220, 유방이 건국, 진 이후 중국의 통일 왕조) 시대의 도자기라니... 

 

색을 입힌 화병들, 2015

신석기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를 공업용 페인트에 담궜다 꺼낸 '색을 입힌 화병들'은 수천 년 전의 도자기를 현대의 페인트로 덮어버려 유물로서의 가치를 훼손시킨다는 점에서 도발적이다. 하지만 현실속에서 이런 일은 흔하다. 20세기 이후 도시 개발과 현대 도시 건축을 위해 역사적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관행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코카콜라 로고가 있는 신석기 시대 화병>(2015)

코카콜라로 상징되는 서양문화가 중국의 역사 자체를 덮고 있다.

 

2011년 작품인 <민물 게>

3200개의 도자기로 만든 게라고 한다. 그가 중국 정치체제에 대한 저항으로 중국 정부에 의해 구금을 당하고 있을 때 만들어진 작품인데, 그중 일부가 이번에 한국에 온 듯 싶다.

도자기로 만든 '민물 게'는 아이 웨이웨이가 2010년 상하이 정부가 스튜디오를 파괴했을 때, 개최한 연회를 기념하는 작품이다. 민물 게는 중국에서 특별한 요리 중 하나이지만, 현대 사회에서 불온한 요소를 대변하기도 한다. '민물 게'는 정부가 내세우는 슬로건인 '화해'와 동음 이의어로, 안정을 추구한다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검열을 뜻하는 속어로 사용된다.

 

참고로 하단 우측도 유사한 컨셉으로 <해바라기씨>라는 2010년 작품이다. 도자기로 만든 해바라기씨 1억개를 바닥에 깔았다. 마오쩌뚱의 전체주의 아래서 희생된 다수의 인민을 상징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이것도 유명한 <원근법 연구> 시리즈다. 하도 많아서 한 화면에 다 나오지를 않는다.

천안문, 에펠탑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올려 놓고 작품을 만들었다. 작가가 권력이 숨어 있는 곳을 관객이 직시하게 했다고 한다.

 

이런 작품도 있었다. 비슷한 맥락일 거 같다.

 

그는 2015년 유럽으로 건너간 이후 난민과 관련한 활동을 정말 많이 했다.

<난민 모티프의 도자기 기둥>(2017)

청색의 그림들이 작은 배로 항해하는 모습이나 탱크가 밀고 오는 모습, 저항하는 모습 들이 그려져 있다.

도자기 기둥 이외도 그림을 보기에는 더 좋은 작품들도 있었다.

난민들이 탄압받고 저항하고 다치고 밀항하고 난민촌에서 생활하는 장면들이 담긴 그릇들이다.

 

2016년 빨래방이라는 작품인데, 원작은 32켤레의 신발, 12개의 행거, 579벌의 옷이 걸려 있었다고 한다.

신발은 세어보니 16켤레. 행거는 12개 같고, 옷은 세어보지 않았다.

빨래방은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국경의 이도메니 메이크쉬프트 캠프에서 수집한 옷과 신발로 구성된다. 발칸 반도로 이동하는 경로로 알려진 이도메니에서 유럽으로 건너가는 마케도니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캠프가 점점 확장되었다. 2016년 5월 말, 그리스 정부는 이도메니 캠프를 비우고 거주 중인 난민들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아이 웨이웨이는 캠프에 남겨진 물품을 수집하고, 베를린 스튜디오로 가져가서 세심하게 세탁하고, 수선하고, 다림질하고 목록을 만들었다. 신생아용인 보디슈트부터 특별한 날 입어야 할 것 같은 어린이용 드레스, 알록달록한 물방울무늬의 작은 바지 등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입었던 옷이다. 구명조끼와 철근에서처럼 이 '빨래방'은 지금 여기, 부재한 사람들의 존재를 불편하게 환기시킨다.  

 

24캐럿 금반지 2개도 전시가 되어 있었다. 이집트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었고, 아마도 고대 그리스식으로 금반지를 만든 듯 하다. 내용은 이민자들이 붙잡히고 자유를 빼앗긴 채 떠도는 것들로 역시 작가의 이민자들에 대한 걱정을 반영해서 만든 작품이다.

 

레고 작품도 있었다.

12지신 두상, 2019. 그중 일부만 사진에 담았다.

2007년부터 레고를 작품에 사용해온 아이 웨이웨이는 예술과 제품, 고급 예술과 저급 예술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제기해왔다. 2015년부터 다음 전시준비를 위해 작가가 레고를 대량으로 주문했을 때 레고사는 '회사 정책상 정치적 목적의 작업에 레고를 사용하는 것을 지원할 수 없다'며 주문을 거절했고, 아이 웨이웨이는 이를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그러자 자신들이 갖고 있는 레고를 아이 웨이웨이에게 보내겠다는 전세계인의 트윗이 폭주했고, 아이 웨이웨이는 소셜 미디어로 각 도시마다 '레고 수집 장소'를 지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첨부로 아래는 아이 웨이웨이의 레고 풍자 사진이다.

트위터에 보면 레고사의 주문 거부 내용도 있다. 그런데 R MUTT. 뒤샹의 샘을 이용했다.

뒤샹은 남성의 소변기에 R.MUTT 1917을 썼고,

아이 웨이웨이는 일반 수세식 변기에 R.MUTT 2015라고 쓰고 변기 안에 레고 블럭을 담았다.

아랍어로 구성한 레고 작품도 있었다. (I Can't Breathe, 2019)

'라마처럼 보이지만 사실 알파카인 동물, 2015'

아이 웨이웨이는 사람들이 나를 따라오고, 덤불 속에 숨어 있고, 내가 누구를 만나는지 보려고 사진을 찍었다. 25대의 카메라가 작업실 주변에 설치되어 계속 감시를 당했다고 했다.

'라마처럼 보이지만 사실 알파카인 동물'은 감시 카메라에 감시당하는 동안 외부와 연결하는 통로가 되어 주었던 트위터의 상징인 '새'와 수갑 등을 조합해 만든 이미지다. 현대 사회의 곳곳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대형 쇼핑몰, 지하철, 엘리베이터 등 여러 장소에 감시 카메라가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존재를 종종 망각한다. 안전을 이유로 설치된 수많은 감시 카메라는 안전을 보장해주는 측면도 있지만 우리의 일상을 과도하게 침해한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금빛의 문양으로 빛나는 공간은 수많은 카메라로 둘러쌓인 감옥과 같다. 

베이징 공항에서 긴급체포로부터 1년 뒤 아이 웨이웨이는 라이브 웹 카메라를 침대와 책상에 설치하였다. 그가 풀려난 뒤 24시간 자신을 감시해 온 경찰의 감시 카메라에 맞섰다. 영상은 24시간 웨이웨이캠을 통해 실시간 중계되었다.

 

'조명' 2009

2008년 쓰촨 대지진 발생 후, 아이 웨이웨이는 시민조사단을 결성하여 피해자 가족, 관리, 노동자들을 인터뷰하고 죽은 아이들의 이름과 숫자를 집계해 작가의 블러그에 올렸다. 또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모아 무료로 배포했다. 블러그는 2009년 5월 폐쇄당했지만, 아이 웨이웨이는 트위터와 유튜브에서 활동을 이어나갔다. '조명'은 2009년 8월 12일 아이 웨이웨이가 탄쥐런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청두에 갔을 때, 새벽 5시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음악가 주오샤오 주저우와 함께 두명의 경찰에게 둘러싸인 순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마스크를 이용해서도 메시지를 전달한다.

 

'검은 샹들리에, 2017-2021

이탈리아 베니스 무라노의 베렌고 공방에서 제작된 작품이다. 무라노는 13세기부터 유리 공예가 발전된 지역이다. 하지만 고도의 숙련을 요구하는 유리 공예를 계승하려는 인력이 감소하고, 저가의 모조품이 범람하여 무라노 유리 공예의 명성이 위협받고 있다. 보통 샹들리에는 빛을 반사시키는데, 아이 웨이웨이의 샹들리에는 빛을 흡수하는 검정이다. 두개골을 비롯하여 인체를 구성하는 골격으로 구성된다. 시각적으로, 개념적으로 전복해온 아이 웨이웨이는 '검은 샹들리에'를 통해 샹들리에의 개념을 뒤집는다.

 

 

 

그리고 아래는 다른 전시관의 작품.

올해의 작가상 2021전에서 김상진 작가의 I will disappear

스테인레스 LED 조명이고 400x206x5cm이라고 한다.

글자가 LED 조명으로 그림자가 되는데 글자는 사라진다. 눈에 띄는 시도다.

 

다음은 이건희 전의 단색화로 유명한 김환기 작가의 작품들인데 대작이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들로 전시가 구성되었다.

반도체라는 큰 일을 이뤘지만, 항상 법위에서 제도를 조롱하고 돈으로 엘리트들을 거드렸던 사람.

언론은 안목이 높다 하지만, 수많은 작품을 창고에 넣고 보지도 않은 사람이 예술을 사랑했다고 할 수 있을까.

투자에 안목이 높다 하던가 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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